영화 웡카 관람평 - 씁쓸한 현실을 달콤한 환상으로 바꾼 사랑과 우정
영화 웡카 관람평
씁쓸한 현실을 달콤한 환상으로 바꾼 사랑과 우정
저는 지난 주말 새해 명절을 맞아 처가에 방문하였는데요. 처갓집에서 여러 진미를 맞보고 문화생활을 하며 좋은 추억을 공유코자 장모님, 처제,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푸와 영화관에 나섰습니다.
극장가 박스오피스에서는 티모시 살라메 주연의 영화 웡카, 조진웅 김희애 주연의 영화 데드맨, 라미란 주연의 영화 시민덕희 등이 각축을 이루고 있더군요. 사실 와이푸와 처제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았다하고 심지어 책까지 읽어보아 영화 웡카를 보고 싶어했지만, 장모님과 저는 그건 보지 않았기에 조금은 떨떠름한 마음을 갖고 영화 웡카 상영관에 따라나섰습니다.
사실 재미와 감동이 없었다면 굳이 이런 글까지 쓸 필요가 없었겠지요? 영화관에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달랐던 그 영화. 이제부터 영화 웡카 관람평 들어갑니다.
영화 웡카에 대해(제작진, 캐스팅)
영화 웡카는 이전에 영화로도 두 편이나 제작된 바 있는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이전 시점을 풀어낸 프리퀄 격인 작품이며 판타지, 뮤지컬 장르로 분류가 됩니다.
감독은 영화 패딩턴 시리즈를 연출한 폴 킹 감독이 맡았습니다. 가족이 함께 볼만한 평화롭고 따뜻한 연출에 장점이 있는 감독으로 보입니다. 특이할 점은 제작진 중 촬영감독이 한국인 정정훈 감독이란 점이 있겠습니다(자랑스러운 K-촬영감동님.. 크으)
캐스팅은 영화 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거쳐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20대 남자주연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티모시 살라메 주연인 것 만으로 무게감이 상당합니다. 영화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씬스틸러 움파룸파 역을 맡은 배우 휴 그랜트의 연기변신 또한 영화 웡카 캐스팅의 재미난 퓨인트입니다(영화 노팅힐,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그 남자와 동일인물이란 말입니까?)
영화 웡카 스토리(영화 웡카 줄거리, 등장인물)
영화 웡카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인공 웡카는 어머니(작중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달콤 백화점에서 최고의 초콜릿을 판매하고자 어느 도시에 들어서죠. 사람들과 초콜릿을 나눌 때 그 곳에 나(어머니)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알수 없는 말과 어머니가 남긴 초콜릿을 품은 채 말이죠
- 웡카의 직업은 마술사 겸 초콜릿 제작가로 작중 초콜릿 카르텔인 세 명의 사장 조차도 그 맛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탁월한 실력을 가졌지만, 글은 모르는 까막 눈인 듯 합니다.
- 웡카는 12 소버린이라는 몇 안되는 푼돈을 갖고 도시에 들어서지만, 순식간에 눈탱이(?)를 맞은 탓에 빈털털이가 됩니다. 별수 없이 노숙을 하려던 어떤 남자의 호의로 스크러빗 부인의 여인숙에 들어서게 됩니다.
- 그 여인숙은 사실 부당한 약관을 근거로 고액의 숙박료을 청구하고 숙박료를 감당 못하는 투숙객에게는 여관 소유 세탁소에 갖혀 강제노동을 해야하는 악덕 업소였습니다. 그 곳에 붙들려있는 소녀 누들이 '작은 글씨로 되어있는 부당조항을 꼼꼼히 보라'고 힌트를 주었지만 주의깊게 살피지 않았고(사실은 글자를 읽지 못해서) 웡카는 결국 강제노동의 길로 들어서죠. 그 곳에서 이미 강제노동의 선배 전직 회계사, 배관공, 교환원, 코미디언 그리고 앞서 웡카를 도우려고 했던 사연많은 소녀 누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 마술사답게 여러 기지를 발휘하여 달콤 백화점 광장에서 초콜릿을 판매하여 고액의 숙박료를 해결하려는 웡카. 달콤 백화점의 초콜릿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슬러그워스, 피켈그루버, 프로드노즈는 경찰과 성직자까지 매수하며 영업을 방해해옵니다. 또한 웡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와 웡카의 초콜릿을 훔쳐가는 의문의 난장이 움파룸파의 방해까지 과연 웡카는 어머니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영화 웡카의 등장인물은 크게 4개 집단으로 분류되며 서로간에 연합과 갈등을 합니다.
- 탐욕(단것)에 사로잡혀 기업가 집단의 불의에 눈감은 행정기관(경찰)과 성직자 집단
- 독과점을 통해 쌓은 부와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타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해칠 수 있는 기업가 집단(초콜릿 동맹)
- 귀족과 기업가라면 눈치보며 사족을 못쓰지만 마찬가지로 부당하게 서민들을 착취하고 방해하는 소기업/이웃(스크러빗 부인의 여인숙)
- 꿈과 삶이 있었지만 달라진 현실에서 고통받는 주인공과 일행들(주인공 웡카, 고아소녀 누들, 세탁소 동료들, 움파룸파)
작중 초반 엄마와의 달콤한 시간을 기억나게 하는 초콜릿이라는 꿈이 웡카를 이 도시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콤하지 않았죠. 초콜릿 동맹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층은 웡카를 현실 밖으로 몰아냈고, 성직자와 경찰 또한 웡카를 보호하기는 커녕 웡카의 피해를 방조했지요. 스크러빗 여인숙은 그렇게 밀려난 웡카를 부당한 계약과 청구서를 내밀며 삼키려 듭니다.
엄마에게 물려받은 유일한 유산인 긍정적인 마음 때문인지 웡카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웡카의 영향으로 세탁소의 부당 노동에서 탈출할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친구들은 무기력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각자 가진 한 가지씩의 재능이 실마리가 되어 현실의 벽을 함께 넘어섭니다. 또, 적대적인 관계로만 남을 줄 알았던 움파룸파와의 화해 끝에 쌓아올린 우정으로 인해 웡카는 위기에서 벗어남은 물론 도시의 부패를 몰아내게 되어 마침내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웡카는 결말부 그 승리의 장면에서 세탁소 동료들과의 우정 속에서 어머니의 남긴 말씀을 깨닫게 되었고 어머니의 남긴 초콜릿을 친구들과 나눕니다. 웡카의 친구들의 도움 끝에 고아인 줄 알았던 누들도 잃었던 가족과 재회하고 모두 삶을 회복해 나갑니다.
이들의 해피엔딩을 뒤로 하며 웡카는 초콜릿 공장을 세우러 버려진 성을 향하며 극은 결말을 맺습니다.
평점과 소감
(독과점과 부패라는)씁쓸한 현실을 달콤한 환상으로 바꾼 사랑과 우정
★ ★ ★ ★
- 웡카 평점 : ★★★★(충분한 작품성 있으며 재관람 가능한 각)
- 영화 웡카 한줄평 : (독과점과 부패라는)씁쓸한 현실을 달콤한 환상으로 바꾼 사랑과 우정
사실 이 영화는 판타지와 동화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18~9세기 에 있었을법한 현실을 비판한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초콜릿 동맹의 독과점 문제와 부정회계, 초콜릿 동맹의 로비로 인해 자정기능을 잃은 경찰과 성직자를 통해 정경유착과 잠들어버린 정의의 문제를 보여줍니다. 또 여인숙의 부당한 노동계약과 강제노동을 통해 노동인권 문제를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포스팅을 한 번 더 하고 싶을 정도이네요.
2024.02.16 - [Business/산업의 세계] - 달콤 백화점이 아니라 범죄 백화점이었습니다 : 영화 웡카 속의 경제범죄와 강제근로
물론 영화 말미에 갈등의 해결방식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 즉 기적에 가까운 방법으로 해결되긴 하지만 웡카가 현실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던 데에는 풍족하진 않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았던 그의 어머니의 사랑이 있었고, 그리고 세탁소 강제노동 메이트들로 대표되는 공동체와 우정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블랙코미디라는 알맹이를 가족영화 판타지 영화라는 초콜렛으로 잘 감싼 작품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웡카 사운드 트랙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극 초반부에 티모시 살라메가 도시에 들어서며 부른 웡카 OST A hatful of dreams의 정서가 좋게 느껴졌습니다. 꿈을 품고 왔지만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한계를 그리고 있죠. 또, 어머니와의 추억으로 인해 꿈을 갖게 되는 Pure Imagination도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관을 나설때 쯤엔 관객들이 한번쯤은 씬스틸러 움파룸파의 대표곡 Oompa Loompa를 흥얼대는 마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수능금지곡이랄까요?
동심은 그시절 문방구에만 남겨둔 채, 이제 어른이 되어 돈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언제든 팔 수 있을 것 같은 우리의 현실,.그 현실 속에서 짧은 만족만을 쫓아 도파민을 채워가며 위로받아왔던 우리. 참 고생이 많습니다. 오늘은 영화 웡카를 통해 잠시 저 켠에 미뤄두었던 동심과 따뜻한 마음을 다시 회복해 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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